13년 이상 지속된 이상적인 인터넷 개인 정보 보호 운동이 막을 내리는 신호일까요? Firefox가 ‘추적 금지(Do Not Track, DNT)’ 기능을 포기한 것은 그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Firefox, DNT 기능 지원 종료
기술 뉴스 사이트 ‘Windows Report’에 따르면, Firefox는 버전 135부터 웹사이트에 “추적 금지 요청 보내기” 옵션을 제거했습니다. 이 변경 사항은 현재 Nightly 빌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곧 웹사이트 개인 정보 보호 설정 섹션에서 Firefox가 더 이상 DNT 신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Mozilla의 공식 지원 페이지에서는 “많은 사이트가 개인 정보 보호 선호도를 반영하는 이 신호를 존중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개인 정보 보호 수준을 오히려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Chrome과 Edge는 여전히 지원하지만…
Google Chrome과 Microsoft Edge(Chromium 기반)는 여전히 DNT 옵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 기능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현재는 ‘전역 개인 정보 보호 제어(Global Privacy Control)’가 DNT를 대체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DNT의 도입과 쇠퇴의 역사
어떻게 주요 브라우저 중 하나가 이 기능을 끝까지 지원하게 되었을까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0년에 발표한 “급변하는 시대의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이 브라우저 기반 메커니즘을 통해 개인 정보 보호 설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광고주가 사용자의 사이트 간 행동을 추적해 개인화된 광고 대상을 설정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업계 초기 반응과 표준화 노력
Google은 초기 대응으로 Chrome의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주요 광고 네트워크 15곳의 추적을 차단하는 옵션을 제공했습니다. 이 신호는 쿠키 삭제 후에도 유지되었으며, 당시 효과적이고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W3C(World Wide Web Consortium)는 2011년 말에 DNT 표준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2012년 초, 미국 백악관은 온라인 행동 추적 광고주의 90%와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협정은 서명한 광고주가 FTC의 집행 대상이 되도록 했지만, 서명하지 않은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산업 단체인 ‘디지털 광고 연합(Digital Advertising Alliance)’은 DNT가 기본 설정이 아닌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에만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일부 데이터 수집이 계속될 수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주요 브라우저들의 참여와 충돌
Microsoft는 초기 반대에도 불구하고 Internet Explorer 10에서 DNT를 기본 설정으로 활성화했습니다. 당시 Internet Explorer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브라우저였습니다. 그러나 Apache 웹 서버와 Yahoo는 IE10의 DNT 요청을 차단했습니다. Google은 주 수익원이 웹 광고였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11월에 Chrome 23에서 DNT 옵션을 도입했습니다.
결론
결국 DNT는 이상적이었으나 비현실적인 기능으로 평가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브라우저 개발사와 광고 업계 간의 갈등, 법적 규제의 부족, 사용자 의식 부족 등이 결합되어 DNT는 실질적인 보호 수단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제 Firefox가 공식적으로 DNT 지원을 종료함에 따라, 글로벌 개인 정보 보호 표준은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